푸틴 “양국 군사 예산 50% 삭감, 좋은 방안”
트럼프 “젤렌스키, 조만간 미국 방문 광물협정 체결”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의 동맹국들과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러시아 친화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채 양자 간 종전 협상을 추진하는가 하면 다자간 외교 무대에서도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을 넣는 데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과 주요 7개국(G7) 국가 간 협의에서 러시아 침공을 비난했던 기존 미국 정부 태도를 철회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인 이날 유엔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침략’ 등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 문구를 사용하지 않은 별도 결의안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미국의 결의안은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대신 분쟁의 조속한 종결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항구적 평화를 촉구한다. 이중 안보리 결의안은 10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됐다.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5개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전쟁 3주년을 맞이한 주요 7개국(G7) 공동성명에서도 러시아의 책임을 묻는 문구에 반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유엔에서의 공개 토론과 G7 비공개 심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분쟁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정책이 명백히 단절됐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동맹국들과 거리를 두는 대신,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금지하고 전쟁 중 점령한 영토를 유지하는 등 푸틴 대통령이 추구하는 정책에 더 우호적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미국과의 대화에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글로벌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해 러시아는 미국과 국방비 삭감 가능성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의 군사 예산을 50% 삭감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가올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주로 양자 관계를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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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정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큰 제지 없이 직접 행동하는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것이 그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정권에 동조하고 있는데, 체면을 잃지 않고는 입장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과 관련해 “최종 합의에 가깝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현명하다면 수주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