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제약사가 다이소와 손잡고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에 나섰다. 약국과 달리 3000~5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건기식을 팔다 보니 약국가에서는 긴장하고 있다.
다이소는 이달 24일부터 전국 200개 매장에서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 등 제약사 세 곳의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종합비타민 미네랄, 비타민B, 밀크씨슬, 루테인, 오메가3 등 기존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과 종류도 유사하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기존 건기식은 평균 가격은 2만~3만 원대이지만, 다이소에서는 3000~5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소포장과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꼽는다. 기존 건기식은 3~6개월분 단위로 판매했지만, 다이소는 1개월분 소포장 형태로 제공된다. 대량 생산 및 포장 간소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기존 약국 판매제품과 성분은 유사하지만, 가격이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서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제품 함량 차이가 난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능 차는 크지 않기 때문에 약국에서 건기식 매출이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약사 커뮤니티에서도 다이소에 납품하는 제약사들에 대한 불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약사는 “대웅제약 보이콧해야겠다”, “남은 재고를 소진하면 절대 다시 안 시키겠다” 등 불매 운동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동성제약의 염색약 ‘세븐에이트’가 약국 공급가보다 2000~3000원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약국에 납품되는 제품의 경우 모발을 보호해 주는 성분이 들어있고, 빗 등 부속품도 포함됐다.
반면 다이소의 판매 제품은 모발 보호 성분이 없고 빗 등 구성품도 없었지만, 기존 제품과 외형적 차이는 없어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동성제약은 전국 다이소에 세븐에이트 제품 출하를 중지하고 기존 제품을 모두 회수한 바 있다.
다만, 건기식의 경우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에서 많은 구매가 있고, 약국에서 매출 비중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약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약국에서 건기식 매출은 5~6% 수준이며 계속 내려가고 있다”면서 “약국에서 상담받고 다른 루트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곳에서 산 뒤 반품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하는 등 약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이소 제품의 경우 한꺼번에 많이 사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질을 낮추거나, 양을 줄이는 등으로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면서 “건기식의 경우도 함량이 낮아서 그렇지 많이 섭취하게 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낮은 가격으로 인해 오남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