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들의 2분기 부실채권 현황을 집계한 결과 우리, 하나, 씨티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여타 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30일 밝혔다.
또 2분기 국내 은행 부실채권 잔액은 기업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전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9조6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은행의 적극적인 자체 매각ㆍ상각 노력으로 부실채권 증가가 소폭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2009년 6월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50%으로, 지난 3월말 1.47%에 비해 0.03%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 3개월 이상 고정이하 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은행의 경영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 은행들의 2분기 부실채권 비율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1.77%를 기록, 2분기 시중 은행 평균치(1.55%)를 웃돈 수치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0.04%포인트 내려간 1.72%로 집계됐으나 여타 은행보다 여전히 높았다. 한국씨티은행도 0.04%포인트 오른 1.70%를 기록했다.
이 밖에 신한은행(1.59%), SC제일은행(1.42%), 외환은행(1.36%), 국민은행(1.34%) 순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집계됐다.
지방은행의 경우 광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1.77%, 1.66%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고 전북은행(1.31%), 경남은행(1.19%), 제주은행(1.05%)의 부실채권 비율이 비교적 낮았다.
특수은행은 수협이 전분기에 비해 0.18%포인트 오른 2.95%로 국내 은행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농협이 1.77%,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1.46%, 1.40%로 확인됐다.
부문별로는 2분기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오른 1.90%로 상승 기조를 이어나갔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확대됐던 상승 폭은 점차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말 기준으로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 상승 폭은 작년 3분기 0.15%포인트, 작년 4분기 0.48%포인트, 올해 1분기 0.41%포인트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0.03%포인트 상승한 2.49%를 기록했고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4%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한편, 금감원은 2분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 실적은 7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정리실적 중 자체 상각 및 매각이 3조4000억원으로 지난 3월의 1조9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부실채권 정리 방법별로는 대손상각(2조5000억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1조4000억원), 여신정상화(1조3000억원), ABS(1조1000억원), 매각(9000억원) 순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