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의장 '신중 모드'…표결 본회의 불투명
탄핵시 1차관 직대…경제동력 차질 불가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무 복귀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대행' 꼬리표를 떼고 본래 역할에 전념할 수 있게 됐지만 야당의 탄핵 압박은 여전하다. 다만 탄핵 사유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등 한 권한대행과 비슷하고 야당의 수차례 탄핵 시도가 모두 헌재 기각 결정을 받은 만큼 실제 탄핵소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과제가 산적한 경제수장에게도 탄핵 족쇄를 채웠다는 점에서 관가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감지된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은 21일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최 부총리의 마 후보자 미임명을 비롯해 △내란 공범 혐의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임명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미추천 등이 주된 탄핵소추 사유로 담겼다.
이후 24일 한 권한대행이 헌재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받고 직무에 복귀하면서 민주당이 최 부총리 탄핵을 접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과 탄핵 사유가 대거 중복되는 데다 이미 권한대행도 내려놨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현 정부 고위공직자 탄핵 성적표가 '9전 9패'인 만큼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쇄 탄핵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 누적,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 등이 우려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최 부총리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27일 최 부총리 탄핵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최상목 탄핵은 당연히 진행해야 한다"며 "권한대행을 벗었다고 봐줘야 할 이유는 없기에 정치 상황에 관계없이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마 후보자 미임명 시 재탄핵을 시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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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탄핵안은 발의 후 첫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72시간 내 표결해야 한다. 현재 예정된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내일(27일)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최 부총리 탄핵안이 보고되면 표결을 위한 별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다만 본회의 일정을 추가하려면 우원식 국회의장의 협조가 필요한데 우 의장은 최 부총리 탄핵에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 터라 표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표결만 성사된다면 민주당 의석(170석)만으로 최 부총리 단독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국무위원 탄핵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151명) 찬성이다.
기재부 등 관가는 탄핵 현실화 가능성과 별개로 민주당의 이러한 처사를 불편해하는 기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경제 컨트롤타워까지 탄핵으로 발목이 묶일 경우 각종 경제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대외신인도 타격 등 자본시장 전반에 미칠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최 부총리가 직무정지되면 김범석 1차관이 대행을 맡는다. 부총리가 주재해 온 경제관계장관회의,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등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리가 돌아오시기는 했지만 경제 실무는 결국 경제사령탑이 직접 챙겨야 한다"며 "경제 챙기기도 바쁜데 탄핵이 웬 말인가 싶다. 부총리가 없으면 관계부처 협의나 대외신인도에 매우 안 좋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중앙부처 국장급 관계자는 "정말 탄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다는 것 자체로 업무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기각돼도 책임을 지지 않으니 탄핵을 남발하는데 경제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