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유입 필요성 공통 제시
ETF 등 거래상품 다양성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넥스트레이드에 대해 "출범 이후 순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족한 기관투자자 참여율은 한계로 꼽았다. 대체거래소에 투자자들이 더 많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거래상품 다양화와 24시간 거래 체제 등도 차별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시세 왜곡 등 논란 속에서도 개인을 중심으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특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요소로 다가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호가 유형도 생기고 거래 시장도 연장되면서 투자자 편의성이 커졌다"며 "출범 초 시세오류와 전산장애 등 잡음이 있었지만, 근원적 문제라기보다는 테스트 기간에 일어날 수 있었던 단순 수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70년 만에 독점거래소 체제가 깨지면서 경쟁체제의 장점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교수는 "한국거래소가 넥스트레이드 운영과 함께 중간가를 신규 도입했다가 18일 전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등 긴장하는 처지가 됐다"며 "넥스트레이드가 매매 체결 시장에서 한국거래소의 경쟁자이자 보완재로 기능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8일 새로 도입한 중간가호가에 오류가 발생하며 유가증권시장 거래가 7분간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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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큰 손'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잇따랐다. 강 연구위원은 "기관이 아직 넥스트레이드에 활발히 참여하지 않다 보니 호가 역전 문제가 생긴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대형 연기금 등은 운용 규모가 크다 보니 오류나 실수에 예민하다. 지금까지는 넥스트레이드 참여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첫 달이 지나고 어느 정도 모니터링이 끝났을 것"이라며 "안정성도 갖춰지고 종목도 800여개로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기관들도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인 비중이 90%가 넘는 지금의 구조는 비정상적이고 기관과 외국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넥스트레이드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지는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 개장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대량·바스켓매매란 특정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여러 종목의 주식을 한 번에 대량으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주로 기관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해소할 때 사용한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는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의 충격도 줄인다. 넥스트레이드는 31일 대량·바스켓매매 거래를 시작한다. 애초 출범과 함께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서킷브레이커 관련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며 일정이 늦춰졌다.
넥스트레이드가 점유율을 더 넓히기 위해서는 24시간 거래시간 확대와 ETF 등 거래상품의 차별화 및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강 연구위원은 "기관의 경우 다양한 수요를 시장에서 해소해줄 수 있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나 집행 기준이 필요하다"며 "대체거래소에서도 채권, 장외시장 종목, 토큰증권 등 여러 투자자산의 다변화를 고민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넥스트레이드에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되기 위해서는 기관과 개인이 모두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ETF 거래가 필수적"이라며 "또 거래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버나이트(24시간 체제)로 늘려 차별화를 꾀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대체거래소 일부는 오버나이트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적인 정규 거래 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거래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미국의 블루오션과 BATS, 리퀴드넷, 유럽의 Chi-X 등이 24시간 체제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