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높아진 국내외 증시 조정 압력과 이를 빌미로 달러화를 사들인 역내외 참가자들의 쏠림 현상으로 급등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7.70원 급등한 1256.90원으로 거래를 마감, 전고점인 1253.00원을 상향 돌파한 이후 장 마감전까지 추가로 상승 폭을 넓힌 채 거래를 종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 하락으로 촉발된 환율 오름세가 장중 아시아 증시, 특히 중국 증시의 장중 최저치 기록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주 초반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중국증시 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역내외 참가자들 모두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달러화에 대한 단기 과매수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하락에도 역외 선물환율이 지난 주말 강보합권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날 증시 조정 압력에도 불구하고 1240원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장 초반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탔던 원ㆍ달러 환율은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낙폭을 축소하려는 시도 없이 꾸준하게 하락 폭을 확대해 나가자 위험거래가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었다.
이에 서울환시를 비롯한 글로벌 외환시장내 고금리 통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됐고 중국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여파로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오후들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됐고 중국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지금까지 글로벌 약세에 따라 숏 포지션을 구축해 놓았던 은행권 역시 숏커버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부추긴 것으로 확인됐다.
장 마감전까지 환율은 꾸준히 상승 폭을 늘렸고 장중 고점마저 내준 결과, 지난 주말 거래일에 비해 17.70원 급등한 1256.90원으로 거래를 종결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금융공학팀장은 "이날 중국증시 약세가 불러온 국내증시 조정 여파를 외환시장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라며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 스탠스 전환과 이에 따른 역내 참가자들의 달러화 추격 매수가 환율 상승 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정 팀장은 "이번주에 나올 주요 경제지표 또한 특별히 마켓을 움직일 만한 재료로 아닌, 고만고만한 변수라는 평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증시에 추가 반등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는 한 1200원대 중반의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명실 현대선물 연구원도 "중국증시의 조정 국면 진입이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면서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동반 약세가 달러화 매수 심리 강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환율의 이 같은 급등세는 추세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증시가 1590선을 전후로 지지선에 막혀 단기 조정 국면을 연출하고 있는 만큼, 추가 반등 시도가 지속된다면 환율은 재차 내림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