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작업이 올해 말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산가치 평가 등이 새롭게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권가의 잇단 호재성 발언에 우려도 나오고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 보고서가 호재 일색인 점도 눈에 띈다. HMC투자증권에서는 “불확실한 구름은 걷히고 있다”고 했고, 푸르덴셜투자증권에서는 “하반기 자원개발 이슈가 뜬다”면서 “이제 생산만 남았다”고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가치를 재평가했다. 급기야 이날 대신증권에서는 “적정한 평가를 받을 때가 됐다”면서 목표주가를 15% 이상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나가 52주 최고가인 3만29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이 주목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이번에는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이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주간사가 선정돼 빠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35.5%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측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의결과 승인이 이뤄져야 하지만 다음 달 주간사 선정 등이 추진되면 올해 안에 대우인터내셔널을 M&A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최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출범과 자산관리공사 발표를 통해 올해 말 이후 M&A 본격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대우인터내셔널의 첫 번째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이슈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돼 온 ‘해묵은 소재’이다. 다만 최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출범한데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68.8%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 외 8개 채권단이 가능한 이른 시점에서 이를 매각하겠다는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고 있어 M&A가 본격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쩍 커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정부는 세수부족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올 터여서 공적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이번에는 ‘진짜’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의 시기가 올해 말 내년 초가 적절하다는 업계의 판단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올해 말이면 지금까지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미얀마 가스전 가치 산정이 계량적으로 가능해지는데다, 생명보험사 상장 등과 맞물려 교보생명 지분 가치도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 지난 달 말 대우인터내셔널은 이사회를 통해 모두 2조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의했는데, 이는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투자 결의는 향후 가스전 개발에 들어갈 총비용과 스케줄 등이 확정돼 계량적으로 미얀마 가스전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시점에 진입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인수주체가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매각 호재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매각이 불발로 끝날 경우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대우인터내셔널 한 관계자도 “M&A이슈로 회사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이슈의 변동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반가운 현상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도 “대우인터는 상반기 악재가 겹쳐서 쉬었던 종목”이라면서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원개발에 대한 시너지는 여전히 있고 지난 6개월간 조정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차익실현이 끝난 후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