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주가가 오버행 이슈와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주가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체코의 발전설비업체 스코다 파워 인수를 결정해 재무 부담 가중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산업은행의 오버행 이슈 이외에도 자회사의 증자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현금 보유 능력에 의문이 가는 상황에서 또 다시 대규모 인수로 투자자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는 지적이다.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미 최근 두산중공업의 블록딜을 추진중인 산업은행 나머지 보유 물량 753만주에 대한 오버행 압박이 커서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자회사인 두산엔진은 현재 자본 잠식 상태다. 최근 조선 선박 물량 수주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두산엔진의 경우에도 당연히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
이렇다 보니, 증시에서는 자회사 회생을 위해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최대 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증자에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새로운 업체의 인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자체 조달할 자금은 현재 동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반기보고서에서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두산중공업의 캐쉬 플로어는 기말현금이 겨우 920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한 증권 전문가는“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는 하나 회복에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의 이번 결정이 또 다른 유동성 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이 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건과 관련해 금리 조건 등 제반 인수금융 구조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이번 스코다 파워 인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수자체는 긍정적이나 단기적인 재무부담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의 순차입금은 작년말 1조768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4509억원으로 급증했고두산엔진에 대한 연내 유상증자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단기적인 자금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매니저는 “수출입은행이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나머지 돈은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외국은행들이 장님도 아니고 금리를 낮게 쳐주진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