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경영구조에 변화 오나?

입력 2009-09-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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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전무, 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 영입에 변화 촉각...재계" 자기 몫 찾기 잰걸음"

삼성그룹의 3세 경영권 승계를 놓고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공식 도전장을 내민 것일까.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호텔신라 이부진 전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가 15일 이부진 전무를 경영전략 담당으로 영입했다고 밝힘에 따라 올 초부터 재계 일각에서 나돌던 이재용, 이부진 전무의 2파전 구도가 수면위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부진 전무가 올 초부터 삼성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삼성그룹측은“이부진 전무가 에버랜드의 식음료 사업부문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호텔신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부분에서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비켜간 바 있다.

이부진 전무는 2001년 9월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한 후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신라호텔의 변화와 개혁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에버랜드의 식음료 사업부문의 혁신을 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었던 것이다.

이부진 전무가 관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식음료 사업만 해도 에버랜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는데, 이는 환경개발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E&A 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서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부진 전무는 호텔신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에버랜드 경영전략 담당으로 영입됨에 따라 에버랜드 경영전반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앞으로 25.1%,의 에버랜드 지분을 갖고 있는 이재용 전무와의 관계가 불확실하게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이부진 전무가 에버랜드 경영의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면 이재용 전무만을 위한 구도에서 변화의 여지가 생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는 순환출자방식을 통해 삼성그룹 지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에버랜드가 삼성카드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부진 전무의 에버랜드 경영참여가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다.

물론 현재까지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차기 삼성그룹의 총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재판이 무죄로 종결되면서 13년 동안 발목을 잡았던 경영권 불법 승계 논란이 일단락된 이후 이재용 전무의 행보가 과감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진다.

이달 초 이재용 전무는 유럽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전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면서 “하반기 환율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며 “투자를 더 늘리면 좋겠지만 하반기 실적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그룹경영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내에서 이부진 전무의 입지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가 이전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호텔신라에서의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는 등 이부진 전무에 대한 삼성 안팎의 평가가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과묵하고 과감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감각을 빼닮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호텔신라 입사 후 신라호텔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결과, 지난 인사에서 삼성가 3세중 유일하게 승진하기도 했다.

반면 최근 해외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재용 전무는 2000년 'e삼성' 경영 실패의 '꼬리표'가 남아 있어 경영평가에 대한 시험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이부진 전무의 부상과 관련해 삼성의 재산 분할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이부진 전무가 후계경쟁 구도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는 것 보다는 삼성가에서 3세의 재산분할 문제가 완전히 정리된 것이 아닌 만큼, 자기 몫을 찾기 위한 잰걸음으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삼성에버랜드의 필요에 의해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면서 후계 구도나 재산 분할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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