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1분기 어닝시즌이 임박했다. 주요지수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1분기 실적 결과가 상반기는 물론 올 한해 증시 흐름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분기 어닝시즌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주가수익비율(PER)에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주당순이익(EPS)과 수익전망을 감안하는 기초적인 분석과 함께 PER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샘 스토발 스탠더드앤푸어스(S&P) 수석 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위기 이후 찾아온 강세장의 첫 해를 지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에 따르면 대형주의 올해 PER는 15로 예상된다. 이는 과거 증시의 흐름을 감안할 때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50에 육박했던 중소형주의 PER는 올해 21로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기업들의 순익증가율이 낮아지고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강세장이 2년차에 진입할 경우 일반적으로 5% 수준의 조정을 겪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신중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토발 전략가는 "많은 수의 기술적 분석가들이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들의 주장은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문제는 시기와 조정의 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세금리의 흐름 역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변수다. 실세금리는 증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기평가와 금리전망 등 증시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요인들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기관들은 실세금리의 등락에 따라 증시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1분기 어닝시즌 동안 S&P500지수가 1200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S&P500지수는 2.5%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실세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메릴린치의 전망은 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4%를 넘어설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10년물 채권금리가 4% 이하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S&P500지수의 1200선 돌파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증시의 급격한 상승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2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9%포인트 오른 3.8640%를 기록했다.
경제지표 역시 핵심 변수다. 고용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할 경우 해묵은 '더블딥' 논란이 이어지고 이는 결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블딥을 내다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줄고 있지만 언제든 돌발변수는 터질 수 있다.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파이낸셜 투자전략가는 "2010년 말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경제 성장률은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 증시의 화두는 경기회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종별 움직임과 이에 따른 투자 다각화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올들어 미국증시의 상승은 산업재와 금융주가 주도했다. 이들 업종은 10%가 넘는 수익률을 안겼다. 반면 에너지업종은 2% 이상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로렌스 크레투라 페드레이티드클로버 투자전략가는 "소매업종을 비롯해 헬스케어와 산업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에 나서는 것이 훌륭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필요할 때"라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걸림돌을 감안하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1분기 어닝시즌은 오는 4월12일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작된다.
시장조사기관 톰슨로이터는 1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익이 전년 대비 36.6%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