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③공개구혼에 시중銀 시큰둥

입력 2010-04-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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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수 휘말리기 싫다”…일단 우리銀 민영화에 눈길

론스타가 보낸 외환은행 인수 의향을 묻는 티저레터에 대해 시중은행들의 반응이 시들하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이번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개입찰로 외환은행 가격만 높여주면 헐값매각이라는 정부의 눈칫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정부 눈치에 함부로 입찰 못해"

시중은행들이 현재 외환은행 매각의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눈치'이다. 정부도 헐값매각 논란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 외환은행을 관망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함부로 공개입찰에 참여해서 가격을 높여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19일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M&A를 추진해야 한다"며 "공개입찰을 통해 (외환은행의) 가격만 높여주는 일은 잘못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들도 모두 외환은행 매각주관사인 크레티트스위스(CS) 측이 보낸 외환은행 M&A를 위한 비밀유지동의서(CA)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KB금융은 현재 회장이 없는 공백상태에서 외환은행 인수 결정을 내릴 수 없었고, 신한과 하나금융은 정부 주도의 금융권 M&A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M&A는 전략적으로 신중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정부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공개입찰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거의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금융 민영화 지켜봐야"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외환은행 매각보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정부 주도의 금융권 M&A 향방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외환은행 매각에 신경쓸 수 없다"며 "6월 지방선거 이후 우리금융 민영화의 전체적인 그림이 나와봐야 외환은행 매각 방향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년간 매각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외환은행의 기업가치도 훼손됐다는 점도 시중은행들에게는 외환은행의 매력이 절담됐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영업조직에 구멍이 뚫리는 등 문제가 많다"며 "겉보기에는 당기순이익과 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늘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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