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日 신임총리, 14년래 첫 ‘평민재상’

입력 2010-06-04 14:36 수정 2010-06-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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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가에서 정계의 최고봉에

▲사진=뉴시스
일본 집권 여당인 민주당 대표에 선출돼 제94대 총리 취임이 확실시된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겸 재무상(63)은 시민운동가에서 정계에 진출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샐러리맨 가정에서 자란 간 총리 내정자는 정치가 집안이 아닌 일반 가정 출신. 그는 옛 사회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 이래 14년 만에 첫 ‘평민재상’이다.

그런 간 총리 내정자가 정계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정치가로서의 행적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1946년생인 간은 세 차례의 선거에서 낙선 끝에 1980년 중의원 선거에서 첫 당선을 거뒀다.

초기에 그는 에다 사츠키(江田五月) 현 참의원 의장이 이끌던 미니 정당인 사민연에 소속돼 있었지만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煕) 정권 시절인 1994년 탈당해 신당사키가케에 입당했다.

정치가로서 비약의 계기가 된 것은 1996년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연립 내각에 후생노동상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혈액제제에 의한 에이즈 감염이 사회문제가 됐을 때 정부 각료이면서도 관료의 잘못을 입증하는 서류를 찾아낸 데 이어 피해자들에게 사죄해 여론의 갈채를 받았다.

이때부터 ‘장래의 총리감’으로 거론된 간은 1996년 9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함께 옛 민주당을 결당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간은 3일 당 대표 경선 출마 회견에서 하토야마와의 관계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라이벌이며 동지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그의 정치 경력은 야당의 리더로서 당의 세력 확대와 정권 교체를 향한 험난한 정치 역정을 걷게 된다.

1998년 간은 구 민주당계 의원인 신당우애 등과의 합병으로 현재의 ‘민주당’이 결성됐을 때 초대 대표에 취임했다.

다음 해 대표선에서 하토야마에게 패했지만 2002년 대표에 복귀, 2003년에는 당시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가 인솔하던 자유당과의 합병을 성사시킨다.

그러나 2004년 참의원 선거전에서 자신의 연금미납문제가 부상하면서 대표직을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간은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의 대표선에 도전하지만 2005년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현 국토교통상에, 2006년은 오자와에게 참패를 당한다.

다만 오자와 대표 아래에서 대표 대행에 취임해 간사장이었던 하토야마 총리와의 ‘트로이카 시대’의 일각으로서 당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해 9월 하토야마 정권 출범 이후에는 정권의 2인자인 부총리이자 국가전략상, 경제재정담당상, 재무상 등을 겸임하며 총리의 오른팔 노릇을 해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소 다로(麻生太郎) 그리고 하토야마 유키오. 조부나 부친이 전직 총리였던 이들 4명의 총리는 모두 1년 이하의 단명 정권으로 끝을 맺었다.

간 총리 내정자는 3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력에 대해 “전형적인 보통 가정에서 태어난 민초 출신 정치가로서 이러한 큰 역할을 맡게 되면 일본의 정치사를 새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역대 총리와의 차이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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