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이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동통신업계에서 하반기 성장동력으로 '무선인터넷'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소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무선인터넷 투자가 향후 시장 선점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KT의 경우 ‘들고 다니는 Wi-Fi 시대’라는 컨셉으로 무선공유기 ‘에그’에 집중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2일과 17일에도 ‘와이파이걸’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응원 나온 시민에게 에그 와이파이 체험으로 호응을 얻었다.
또 나이지리아전 축구경기가 시작 직전 22일 저녁 9시부터 23일 새벽 2시까지 도심 곳곳에서 ‘와이파이걸’이 무선인터넷 홍보에 나섰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열린 와이파이’로 맞불을 놨다. 신규 구축한 ‘Wi-Fi Street’는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코엑스 등 5개 구역에 형성됐다.
SK텔레콤의‘Wi-Fi Street’는 열린 와이파이 정책에 따라 이동통신사, 휴대폰 종류, 요금제에 관계없이 이용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최신 Wi-Fi 장비(802.11n규격, 최대 300Mbps)로 구축돼 이용 가능범위 및 전송속도가 탁월하다.
이처럼 월드컵 기간 무선인터넷 경쟁을 벌인 양사는 하반기 일반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도권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KT는 이달 현재 쿡앤쇼존 수가 전국 2만 곳을 넘어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7만 곳의 와이파이존을 보유한 미국에서도 통신 1위 사업자인 AT&T가 미국 50개 주 전체에 2만 곳 정도라는 점을 볼 때 단일 사업자로서는 인구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합병 1주년에서도 이석채 회장이 하반기 지하철 역사 등에 무선인터넷존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KT는 이 부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음달부터 GS칼텍스 주유소 4000여곳과 명동 거리를 비롯한 전국 300여곳에 쿡앤쇼존 스트리트도 구축된다.
KT 무선네트워크본부 이대산 본부장은“쿡앤쇼존 2만곳 돌파로 국민의 와이파이 시대가 열렸다”며 “에그를 활용한 와이브로, WCDMA 연계를 통해 어디서든 편리하게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롯데리아 계열사 1100여곳, 23일 CJ푸드빌 계열사 1000여개 매장에 개방형 와이파이 구축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향후 외식ㆍ카페, 극장 등과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와 계약 확대 및 와이파이 스트리트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 주요 단말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와이파이를 통한 무선 네이트(NATE) 접속을 지원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앞으로 T 와이파이 존 확대는 물론 사용자의 와이파이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관련 에코시스템(Eco-system)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유명 프랜차이즈와 계약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와이파이 존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 LG U+(유플러스)로 사명을 변경한 통합LG텔레콤도 하반기 무선인터넷 전략을 강화에 나섰다.
이상철 부회장이 ‘디지털 해방의 날’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비전선포식에서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통합요금제도 기본적으로 무선인터넷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통신비가 최대 50% 할인되는 ‘온국민은 yo’의 경우 와이파이망을 기반으로 모든 IT기기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출시하는 대부분 휴대폰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고 데이터 수요가 많은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전국 1만1000여곳에 AP(Access Point)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다음달 1일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저렴한 요금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해방의 날’을 맞이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국내 최고의 와이파이망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