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ㆍ臺, ECFA 체결..역사적 이정표 세워

입력 2010-06-29 15:46 수정 2010-06-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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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67개ㆍ대만 539개 품목 관세 폐지..중화경제권 초석

중국과 대만이 자유무역협정(FTA)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면서 중국과 대만이 분단된 지 60년 만에 사실상의 경제 통일을 이루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중국과 대만이 29일(현지시간) 중국 충칭에서 제5차 양안회담을 열어 ECFA에 서명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측에서는 천윈린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 대만에서는 장빙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이 대표로 협정서에 서명했다.

분단 60년 만에 무역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서비스 산업 개방 및 상호간 투자 보장과 지적재산권 보호협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무역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양국은 ‘중화경제권’ 확대 및 사실상의 경제적 통합을 위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ECFA 체결로 양국간 존재했던 많은 무역 및 투자 장벽이 없어지게 됐다.

양국은 섬유, 자동차 부품, 기계류 및 석유화학 제품의 관세를 낮추고 은행 및 기타 금융서비스를 서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협정 체결 후 중국은 539개 대만 품목의 관세를 줄이고 대만은 267개 중국 품목 관세를 인하하게 된다. 양국은 첫해 관세를 15%에서 10%로 줄이고 다음해 5%로 축소한 뒤 3년 후에는 관세를 폐지 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관세 폐지를 하게 될 조기수확품목에서 대만의 108개 품목은 ECFA발효 직후 무관세 혜택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대만의 조기수확품목은 농산품 18개, 석유화학 88개, 기계 107개, 방직 136개, 자동차 부품 등 운송공구 50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 회계, 항공기 정비 및 보험과 의료서비스 등 11개 서비스 부문도 조기수확품목에 포함돼 대만 서비스산업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석유화학 42개, 기계 69개, 방직 22개 및 운송공구 17개 등이 조기수확품목에 포함됐다.

중국당국은 중국에서 2년 이상 영업한 대만은행에 대해 위안화 비즈니스를 허가하고 대만은행 중국지점이 1년간 영업 후 이익을 낸 경우 중국 진출 대만기업에 대한 위안화 대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서비스 부문에서 대만은 중국에 은행업, 연구개발, 컨벤션, 전시, 특수제품 설계, 엔터테인먼트 등 9개 업종을 우선 개방할 방침이다.

양측은 이날 협정 체결후 6개월 뒤에 후속협상을 열어 이번 ECFA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양국의 경제개방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리종 중국 해협회 부회장은 “대만 조기수확품목인 539개품목은 지난해 대만의 중국수출의 16%에 달하는 138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조기수확품목 267개의 대만 수출규모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10.5%에 달하는 28억6000만달러이다.

마잉주가 대만 총통으로 취임한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통계에 의하면 올해 1~5월까지 7만445명의 중국인이 대만을 방문해 전년 동기 대비 70%나 늘었다.

탕웨이 중국 상무부 대만ㆍ홍콩ㆍ마카오 담당 국장은 “올해 1~4월까지 대만과 중국의 무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났고 대만의 중국 투자도 같은 기간 44.7%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마 총통이 중국과의 ECFA 협정을 추진한 이후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17% 올랐다.

중국이 지난 1월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과 FTA협정을 체결한 것도 ECFA 체결을 대만이 서두르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대만국립대학 필립 양 정치학 교수는 “ECFA 체결은 대만경제에 반드시 필요하고 대만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면서 “체결 이후 중국시장에서 대만의 라이벌인 아세안 국가들 및 한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노트북 제조업체 대만 에이서의 J.T. 왕 회장은 “ECFA 체결로 대만이 주요 무역상대국과 FTA를 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ECFA 체결로 한국과 중국의 FTA 추진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과 아세안이 이미 FTA를 체결한 가운데 대만과 중국이 ECFA에 체결함으로서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의 대중국 수출품목은 한국과 비슷한 품목이 많아 한중 FTA 체결이 미뤄질 경우 대만 제품이 한국산을 대체할 위험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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