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이 파산한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성장 정체와 막대한 부채 문제가 맞물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3회에 걸쳐 일본경제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신에게 버림받은 日本.. 亞 첫 파산국되나
② 日국채버블 붕괴 시작
③ 日세제개혁, 마지막 희망인가
일본 채권시장의 버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금융 위기 후에 급격히 감소한 민간수요를 메우기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감행하면서 남은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와 부채뿐이다.
그럼에도 국채 가격은 디플레이션과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내려가기는커녕 이상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
일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7년 만에 1.0%대로 하락한 반면 국채에 대한 자금유입은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본 국채 버블에도 붕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공적연금의 국채 거래가 9년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연금 급부 증가와 연금 운용 환경 악화로 후생연금과 국민연금, 공제연금 등이 일본 국채에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2009년도 국채 순매도 규모는 4432억엔이지만 2010년도는 한층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국채 수요의 95.4%가 국내에서 소화되는 가운데 공적연금의 국채 순매도는 의미심장하다.
일본 국채 수요 95.4% 가운데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 나머지는 일본은행(7.5%) 은행(43.6%) 보험사(20.3%)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일본 국채에서 발을 빼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국채를 가진 남성이 섹시하다”는 선정적인 문구까지 동원해 홍보활동을 벌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기존 5년만기 고정금리, 10년만기 변동금리 판매는 한계에 달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보다 기한이 짧고 1년이라도 중도상환이 가능한 새 상품을 투입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3년만기 국채 금리는 연 0.1%.
은행들은 개인 투자자가 100만엔 이상의 국채를 신규로 매입하면 3000엔을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주고, 국채 매입액이 100만엔 이상 200만엔 미만인 경우에는 3000엔의 상품권을 선물해 실질금리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른바 ‘국채자위대’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혈안이 됐다는 평가도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국채에서 금리수준이 높은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가 내놓은 연 1.0%의 5년만기 유로화 기준 회사채는 예정했던 200억엔이 모두 판매, 7월에도 모집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다른 은행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전체 국채 예산에서 개인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 개인을 상대로 한 국채를 2조엔 규모로 발행을 계획했지만 3년물은 제외했다.
지난해 개인을 상대로 한 국채 예산을 2조4000억엔으로 잡았으나 판매가 저조해 1조3000억엔까지 하향 수정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국채는 개인이 국채를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798조엔의 현금 예금과 392조엔의 보험 연금에서 흘러나온 자금이 간접적으로 국채를 지지하고 있다”며 “개인의 국채 수요 감소는 일본 경제성장의 원천이 막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