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은행에 대한 건전성 심사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 당국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각국의 재정 위기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테스트 결과 발표로 대형 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함께 EU의 위기 대처능력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결과 발표가 당일로 다가온 가운데 상반된 2개의 시나리오가 시장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스페인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등 재정국들의 은행 문제가 진전을 보여 유동성 부족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진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감독 당국이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거나 잠재적 손실을 둘러싼 문제를 회피해 상황을 한층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노무라홀딩스의 존 피스 애널리스트는 “테스트 결과 불합격한 은행이 거의 없으면 시장은 조건 반사적으로 테스트가 부실했다고 받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중앙은행 관계자나 각국 정치가의 낙관적인 전망을 감안하면 중채무국에서도 대부분의 은행이 검사에 합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과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패트릭 호노한 총재, 이탈리아 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 등 대다수 국가의 당국자들은 자국 은행이 테스트에 합격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스트의 성공 여부는 불합격한 금융기관 수가 아니라 당국이 결론의 근거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 지가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칸트자산운용의 피터 블란델 펀드매니저는 “투명성을 높일수록 결과의 중요성도 높아진다”며 “테스트 과정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일부 결과만 발표하면 시장에는 별로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는 경기 침체와 소버린 리스크를 극복하려면 기본자기자본(Tier 1) 비율이 6%를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심사 기준이 구체성이 결여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심사가 하나마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소버린 리스크에 빠졌을 경우 시장가와 장부가액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당국이 은행의 국채 보유 규모를 어느 선까지 분석할지 여부에 가장 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란데스방크 베를린인베스트먼트의 러츠 로에마이어 펀드 매니저는 “많은 은행들이 테스트에 합격할 것은 분명하다”며 “어떤 미가공의 데이터가 발표될 지를 판별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 데이터를 기본으로 독자적으로 한층 심각한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금융기관은 300억유로에서부터 최대 850억유로의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EBS와 각국 당국은 한국시간 24일 새벽 1시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