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① 美경제 1930년대식 대공황 진입하나

입력 2010-08-25 10:10 수정 2010-08-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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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재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침체를 넘어 불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4회에 걸쳐 글로벌 경제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美경제 1930년대식 불황 진입하나

② 엔고가 일본 장기 침체 부르나

③ 유럽발 위기 재점화?...아일랜드 등급 강등

④ 중국 경제도 주춤...亞경제 동력 고갈?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을 주도한다던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을 넘어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미국 경제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8번의 경기침체 중 7번을 부동산시장이 주도할 정도로 미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주택 관련 산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24일(현지시간) 7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27.2%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율 383만채로 전문가 예상치 465만채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7월 수치는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미국 기존주택판매 추이(CNN머니)
주택거래 부진으로 재고 물량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주택 재고는 2.5% 증가한 393만채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단독주택구매가 전월 대비 27% 감소한 338만채로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1995년 이후 15년래 최저치다.

6월 수치 역시 기존 537만채에서 526만채로 하향 조정됐다.

문제는 잠재 주택구입자가 주택구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시장에서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부동산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아론 자파타는 "주택매수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매입 호가가 주춤한 상황에서 실제로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의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은 물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는 다시 고용시장의 침체를 부르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미국의 실업률이 9.5%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람들이 주택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달레스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시장은 이미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현재 주택가격에 더블딥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추가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GDP 성장률 추이(tradingeconomics.com)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식시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1만선이 붕괴됐다.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미증시의 약세 기조가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가총액 1000억달러 이상의 업종 대표주가 올해 최저치까지 밀리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주에서는 델의 주가가 11.34달러를 기록하면서 52주 최저치를 경신했고 휴렛패커드 야후 시스코 등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융업종 대표종목 중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즈파고가 52주 최저치로 추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 수준을 넘어 지난 1930년대의 불황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델 주가 추이(bloomberg)

투자기관 글러스킨쉐프의 데이빗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총생산(GDP) 데이터 등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1930년대 불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로젠버그는 이날 데일리브리핑을 통해 최근 나왔던 회복 신호는 지속되기 힘든 것이라면서 지표가 경제 안정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경기상황은 불황(depression)"이라면서 "침체(recession)보다 악화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로젠버그는 "최근 지표 호전은 지난 1929~33년의 대공황에 나타났던 소식과 같다"면서 "투자업계는 시장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렛패커드 주가 추이(bloomberg)

미국 경제는 1929년부터 4년 동안 6개 분기에 걸쳐 GDP 회복 조짐이 나타났으며 일시적으로 8%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당시 GDP 데이터의 회복과 함께 주식시장 역시 50% 급등했지만 불황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젠버그에 따르면 최근 경기상황은 1930년대 대공황에 비해 오히려 좋지 않다. 그는 "지난 4개 분기 GDP성장률은 평균 3%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월가 투자기관 역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최근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2.0%대로 끌어내린 상태다.

▲시스코 주가 추이(bloomberg)

정책당국 또한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을 통해 "더블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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