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씨소프트 소송...‘과몰입’ 논란 선례될까

결과 따라 분쟁 확산될 수도...게임업계 촉각

▲엔씨소프트 '리니지2'

한 미국 남성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과몰입관련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게임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게임에 대한 ‘과몰입’ 관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게임 수출 규모가 연간 1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국내 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에 집중해왔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국내 게임업체들의 수출 전선에 악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재판 결과에 따라 과몰입 관련 분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와이드닷컴을 비롯한 외신들은 하와이에 살고 있는 크레이그 스몰우드라는 남성이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로 인해 일상 활동이 쉽지 않을 정도로 지장을 겪었다며 하와이 연방지방법원에 3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스몰우드는 소장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 동안 모두 2만 시간에 이르는 시간을 ‘리니지2’ 게임에 소비했다고 밝혔다. 1년이 8760시간이므로 거의 2년 반이란 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그는 게임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게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 게임의 사회적 폐해에 대한 ‘사전 고지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일정 시간 플레이를 쉴 경우 혜택을 주거나 1시간마다 휴식을 취하라는 문구를 띄우는 등의 조치를 해외에서도 하고 있다”며 “적절한 게임 플레이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과몰입 ‘방지’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충분히 일상생활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논란이 되는 사례는 소수에 해당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24시간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이번 일로 모든 MMORPG 게임에 불똥이 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분쟁연구소 정준모 변호사는 “게임 중독이 마약 중독과 유사하다는 연구 논문도 있어서 이번 소송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게임을 시작할 당시 게임업체가 과몰입 관련 공고를 하지 않았다면 설명하지 않은 개발사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