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이 하반기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제조업의 8월 체감경기 지표가 기준치를 하회한 데다 환율 불안·금리 인상 등 불안요인이 커진 탓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8월 업황 BSI는 98로 기준치를 하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화되면서 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도 냉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상반기의 경우 제조업 BSI가 4월 103을 기록한 이후 5월과 6월 각각 103과 105로 상승곡선을 그려왔으나 7월 다시 103으로 하락세로 반전 한 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피부로 느끼는 불안감이 심해져 BSI가 부진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자·자동차 등 국내 제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업종의 기업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불안요인이 줄어들 경우 올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한 체감경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경기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요인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업계도 비슷한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변화무쌍하고 금융 등의 영향이 큰 만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불확실 요인이 커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불확실요인이 없다면 상반기 수준의 회복세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도 최근 일본 엔고현상으로 수출의 호기를 맞고 있지만 업황 둔화 등 불확실 요인으로 인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유업계나 조선업계는 긍정적인 시각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08년말부터 시황이 바닥을 쳤기 때문에 향후 경기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역시 "수주된 선박을 제조하는 조선업의 특성상 생산차질 등 돌발 상황이 아니면 (하반기 경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