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박종우 사장이 현장밀착형 CEO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기 조차 힘든 보통의 CEO들과 달리 박 사장은 현장을 수시로 드나들고 외부 강연에도 적극 참석하는 등 대중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이 자리 에서 휴대폰 소형 다기능화와 TV의 슬림 복합화 등 전자기기들이 진화하는 과정에 삼성전기의 각종 부품과 복합 모듈들이 기여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시절 맡았던 사업부의 예를 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낳았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프린터사업에서 세계 1등으로 뛰어올랐고 2007년 세계 TV시장에서 보르도 신화를 이뤘다"며 "의미 있는 결실을 맺는 실천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우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과장급 직원 500여명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서 뛰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1시간30분으로 예정됐으나 질문과 박 사장의 대답이 이어지면서 2시간30분간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회사의 지원으로 인공관절시술을 받은 할머니, 할아버지 15명과 체험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박 사장의 행보는 B2C 위주의 사업을 진행했던 삼성전자 시절부터 몸에 벤 결과라는 분석이다. CEO가 직접 나서면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삼성전자 시절부터 IFA와 같은 글로벌 전시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해왔던 게 삼성전기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
박 사장은 강연이나 간담회 등 행사 외에도 생생한 국내외 작업현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EO가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삼성전기 해외 공장은 중국, 필리핀, 태국 등에 있고 판매사업장도 30여개에 달한다. 국내에도 수원, 대전, 부산 등지에 공장과 연구소가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한 달에 한두 번 해외 출장을 다니며 현장을 방문하고 국내는 수원, 대전, 부산 등에 있는 생산현장과 연구소를 수시로 방문한다"며 "현장의 임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도 하고 현장 지시도 한다"고 말했다.
박종우 사장은 지난 1일 연세대에서 강좌를 마친 후 기자와 만나 "현장을 모르면 경영을 못 한다. 특히 리더는 현장 상황을 상세히 모르면 어떤 방향이나 지시를 할 수 없다. 그래서 경영을 하려면 현장을 반드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임원진이나 간부들에게도 현장을 다니라고 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밝혔다.
<사진 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