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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병문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분기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국제·금융통으로 알려진 박 센터장은 거시뿐만 아니라 미시적 측면에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줄 아는 증권업계 ‘싱크탱크’로 정평 나 있다.
박 센터장은 4분기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외국인 순매수세의 지속과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좋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머징지수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규모로 이머징 마켓보다 평균 15% 저평가돼 있고 전세계 평균 20% 이상 저평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기업의 이익이 3분기를 정점으로 꺾일 수 있어 펀더멘털적 측면에서는 우려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망업종으로 최근 원화강세가 나타나고 있어 원화강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고 조선과 철강 업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철강업종은 원화강세 수혜가 예상되는데다 특히 달러부채가 많은 포스코의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업종도 그동안 너무 쉬었기 때문에 오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원화 강세 수혜주인 음식료 업종과 항공·여행 업종도 단기적 관점에서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현 시점에서는 배당주에 대한 투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도주였던 자동차·IT주에 대해서 박 센터장은 “자동차주는 너무 급상승해서 새로 매수하기보다는 관리측면으로 돌아서는 것이 좋고, 최근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IT주는 업황에 비해 주가가 덜 오른 편이어서 여전히 매수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근 위안화절상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내 증시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 센터장은 “위안화 절상이 미국이 원하는 만큼 이뤄지기는 쉽지 않지만 위안화 절상으로 원화강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수출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100원선이 붕괴될 경우 수출 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은 기업들의 엄살을 반영한 것으로 1050원선까지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대보다 원화절상 속도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가에 따라 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펀드 환매 문제에 대해서는 1800선 돌파 때와 마찬가지로 1900선 돌파 시점에 대량 펀드환매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 강도는 기존보다는 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박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섣불리 환매하기보다는 내년까지 장이 좋기 때문에 그동안 반복해왔던 기회이익 상실이 더 나지 않도록 신중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장세는 대세상승장으로 보여지며 내년까지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국내 증시가 2250선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을 보지 말고 멀리 바라보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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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센터장은 산업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에서 거시경제와 국제경제에 대한 연구를 했고, LG투자증권에서 리서치헤드, 홍콩 법인장을 거쳐 한국증권업협회에서 국제담당 상무를 역임한 한 바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