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국가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다음 달 11일 ‘2010 서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환율전쟁에 대한 우리나라의 조율 능력이 첫 무대에 서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환율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면서도 한편으론 포괄적인 이슈에 대해 이목을 끌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특히 환율과 관련해서는 자국의 이기주의가 결코 세계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회의는 거시정책의 국제공조, 금융안전망 구축, 국제금융기구 개혁,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등 국제공조가 반드시 필요한 의제를 다루게 될 예정인데, 세계 정상들이 모여 경제를 논의한다는 점 외에도 전 세계적 환율 전쟁이라는 타이밍까지 맞물리게 되면서 대한민국이 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주요 8개국이 아닌 국가에서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금융계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로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이만큼의 위상을 갖게 되었음을 느낄 수 있어 감회가 특히 남다르다.
국내외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도 매우 호의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직간접적으로 최대 24조원을 넘을 것이고, 국가 브랜드지수도 2~3단계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였으며,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도 이번 정상회의의 의제인 개발이슈가 진지하게 논의된다면 국제적 영향력 측면에서 그 성공효과는 올림픽을 능가할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최근 국내증시 또한 낙관적이어서 코스피지수는 2000 돌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난 2007년 이후 2년6개월 만에 다시 2000포인트 돌파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조선, IT 등의 제조업 분야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금융 부문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의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국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금융 부문의 ‘빅뱅’을 유도하기 위해 이미 2009년 2월부터 자본시장법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2007년 코스피 호황과 함께 잠시 조성되었던 ‘세계시장 진출’, ‘글로벌 IB(투자은행) 도약’ 분위기 역시 주춤하고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 없이 여전히 국내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이제 다시 우리 금융회사들이 몸을 추스르고 전열을 재정비 하여 다시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가 왔다고 본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의장국으로서 최근 이슈가 되는 금융 정책에 대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만큼 다른 개도국에도 좋은 사례로서 우리의 노하우를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금융 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세계 정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정회동 NH투자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