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일시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예정될 굵직굵직한 현안 외에도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로 인해 꼬였던 각종 분쟁들의 실마리가 풀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소에는 이해 당사국간 만날 기회조차 만들기 쉽지 않았지만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각종 행사에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밖에 없어 대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의 의제들이 참여 국가 전체에 정치적·경제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실익을 계산하다 보면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
현재 부각되고 있는 국가간 분쟁은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해당국과 풀어야 할 ‘북핵 6자회담’,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영토분쟁’, 한국·일본·프랑스가 포함된 ‘문화재 반환’ 등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이번 G20 정상회의에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정상들이 모두 집결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핵 문제의 경우 남북뿐 아니라 국제 안보에도 중대한 이슈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함 사태 후 지금까지 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 등이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서울 정상회의에서 5개국 정상이 머리를 맞댄다면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또한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잘 이용한다면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한국과 프랑스 당국은 양 정상이 정상회의에서 만나기 전에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협상이 잘 마무리되지 못하면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와도 관계가 불편해져 다음 정상회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사이에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놓고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또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사태 전환을 노려 볼 수 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 60년 만에 쿠나시르(쿠릴열도 도서 중 하나)를 방문하자, 일본이 주일 러시아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강한 불쾌함을 표현하는 등 첨예한 갈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도 중국은 남중국해를 놓고 동남아시아와, 인도와는 카슈미르 주변 영토를 놓고 다투고 있다. 또 미국과의 공조 하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으려는 베트남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냉각된 양국 관계를 해빙무드로 바꿀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응웬떤 중 베트남 총리는 이번 G20 서울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