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저가 SPA 브랜드들에게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을 주면서까지 입점을 가속화한 백화점들을 두고 명품·패션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패션브랜드들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 및 좋은 자리에 SPA(제조·유통·판매 일괄)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명품급 대우’에 국내 패션업체들은 물론 명품업체들의 비난의 화살이 백화점 업계로 향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최근 H&M이 제시한 ‘수수료 8% 조건’을 받아들이고 내년 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과 충남 천안점에 신규매장을 오픈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국내 패션 브랜드들의 백화점의 수수료가 평균 30~35%에 달하고 고급 명품 브랜드가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H&M의 신세계 백화점 입점 수수료는 파격적인 수준이다.특히 평균 10~15%대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롯데·현대백화점에 비해 한발 물러나 있던 신세계마저 뛰어들면서 백화점업계의 SPA 브랜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많은 SPA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오픈한 부산광복점에 SPA 전용 전문관을 내줬다. 유니클로는 2층(2300㎡, 700평) 전체를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단일 브랜드가 백화점 1개층 전체를 사용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2층에서부터 4층에 자라, 망고, 갭 등 글로벌 SPA 브랜드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고급이미지를 추구하는 백화점 업계가 무리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SPA브랜드들을 유치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백화점이 지향하는 컨셉자체와 맞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패션 트렌드가 패스트패션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SPA 브랜드들을 입점하게 되면 이로 인한 고객유입효과가 상당하며, SPA 브랜드들도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 자체에 수반하는 효과가 많기 때문에 윈윈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