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긴축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오는 29일부터 은행권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밤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9일만에 추가 지준율 인상을 단행해 중국 정부의 긴축 의지를 나타냈다.
중국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4%를 기록해 25개월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정부 물가목표인 3%도 훨씬 웃돌자 긴축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는 지난 16일 “중국은 자본 유입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은 유동성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중국 국무원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종합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조치도 중국이 긴축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는 주요 이유다.
샤빈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 4일 “미국이 달러를 통제하지 않고 마구 찍어내면서 중국의 자산버블 위험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비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어서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의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음을 보였다.
인민은행은 이날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통화공급을 제어하기 위해 지준율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준율을 인상한 것은 올해 들어 5번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전에 앞서 시중 은행권의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은행권은 올해 들어 10월 까지 신규대출 규모가 정부 목표인 7조5000억위안(약 1295조원)에 근접한 6조9000억위안에 달해 올해 신규대출이 정부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분석업체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이클 워너와 치우왕슈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통화공급 확대를 늦출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2011년 중국 정부는 신규대출 목표를 올해보다 12% 줄어든 6조6000억위안으로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2대 보험사인 아비바의 피터 몬슨 애널리스트는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이외에 은행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과 위안화 절상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달 2년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에도 중국 경제는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추가 긴축정책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지난달 확장세를 나타냈고 무역흑자도 올해 들어 2번째 규모인 270억달러에 달했다.
세계은행(WB)은 이달에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0%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