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정유업체 BP가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로 인한 피해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자산을 매각한다.
BP는 70억6000만달러(약 8조1331억원)에 BP 아르헨티나 자회사인 팬 아메리칸 에너지 지분 60%를 브리다스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브리다스는 중국 최대 해외유전 개발업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아르헨티나 억만장자인 카를로스 불게로니 가문이 각각 지분의 50%를 보유한 합작사다.
이번 인수계약은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카를로스 불게로니 브리다스 사장은 “이번 계약은 CNOOC와 브리다스가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부문의 성장가능성에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신호”라며 “이번 계약으로 브리다스는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OOC는 지난 3월에 중남미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31억달러에 브리다스 지분 50%를 인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해외 석유자원 확보 노력과 BP의 멕시코만 피해 보상 재원 마련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고 평가했다.
BP는 지난 7월 약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멕시코만 피해금액 보상을 위해 18개월 안에 250억~300억달러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P의 새 최고경영자(CEO)가 된 로버트 더들리는 “BP의 재원 마련 계획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팬 아메리칸 지분 매각을 성사시켰다”면서 “회사는 전략적으로 자산 매각을 계속해 당초 계획했던 재원 확보 계획을 완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팬 아메리칸은 아르헨티나 최대 석유탐사업체로 현재 15억4000만배럴의 원유저장량을 갖고 있고 하루 24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ING 상업금융 부문의 제이슨 케니 석유가스 애널리스트는 “인수가는 자산 기준으로 평가할 때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로 중국의 남미 석유산업 투자액은 올해 130억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시노펙이 지난 10월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의 브라질 자산 40%를 71억달러에 매입했고 지난 3월에는 에콰도르 국영 석유업체의 유전개발에 시노펙이 5억달러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