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여객기로 불리는 미국 보잉사의 B787기가 시험비행 도중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본 2위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가 납품 지연 우려로 속을 태우고 있다.
이토 신이치로 ANA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B787의 시험비행 도중 발생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잉사는 이번 문제가 다시 납품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ANA 항공은 보잉에 B787 55기를 발주, 첫 회 납품만기는 2년여 전에 지난데다 거듭되는 납품 연기로 노후 여객기 퇴역시기 재검토는 물론 여객기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보잉은 지난 8월 공급 상의 문제로 ANA에 B787 납품 시기를 2011년 1분기(1~3월) 중반으로 몇 주 연기했다.
이후 지난 10일 B787의 시험비행 도중 객실 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긴급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보잉은 화재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시험비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또다시 납품 연기 관측설이 피어 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고로 납품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보잉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B787은 경량의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해 저연비를 실현, 보잉이 지금까지 만든 여객기 가운데 최대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이토 사장은 “ANA가 B787의 첫 번째 고객임을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발주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토 사장은 “B787은 꿈의 여객기”라며 “납품 연기는 몹시 유감스럽지만 뛰어난 여객기를 보유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토 사장은 이와는 별도로 ANA 항공의 올해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ANA의 실적은 최근 2년간 적자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50억엔(5950만달러)에서 60억엔(7140만달러)으로 상향 수정했다.
이토 사장은 “일본항공(JAL)이 지난 1월 파산한 이후 운항 축소로 ANA의 점유율이 높아진 덕분”이라며 “양사의 운항 규모가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