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2011년 예산안의 지향점은 ‘서민과 중소기업을 돕는다’와 ‘미래 성장동력 창출’이다. 서민들도 경제회복의 온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서민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충,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빠듯한 재원 탓에 ‘무늬만 서민이지 총체적 내용은 기득권 보호’가 아니냐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이를 IT로 해결할 수 없을까. IT기술과 문화의 발전에 기반한 ‘스마트워크(Smartwork)'가 대표적인 해결사로 부각되고 있다.
서민희망 예산의 백미인 보육분야에서 스마트워크는 여성 노동력이 근무와 출산, 육아를 병행했을 때 부담을 덜고 맞벌이 부부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하는 시대’ 지났다= 올 한해 직장인들 사이에 새롭게 떠오른 이슈로 스마트워크 열풍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 열풍은 직장인들의 업무 형태도 바꾸고 있다.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므로 꼭 회사에 있지 않더라도 업무가 가능한 것.
지난 3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스마트워크에 대해 직장인 절반 이상(57.2%)은 ‘효율적 업무형태의 도입이므로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또 교통비, 사무실 유지비 등의 각종 비용 감소 및 가족 유대관계 강화 등의 긍정적인 영향들도 함께 기대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지식이 기업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 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마트화’를 통해 지능화된 지식으로 한정된 자원하에서 국가사회의 비용과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모든 재화·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회구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일하는 방식은 '그저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Work Hard)'에서 '워크 스마트(Work Smart)'으로 변화하고 있다.
◇英 BT, 연 7억5000만 달러 비용절감= 스마트워크는 비용 =해외 선진국들도 다양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하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사업장의 49%, 일본은 19%가 원격근무제를 도입 중이다. 미국도 오는 2016년까지 전체 취업인구의 43.4%가 스마트 워크 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BT, 파나소닉 등 글로벌 기업들도 회사의 실정에 맞는 탄력 근무제, 재택근무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최대 통신회사 BT의 임직원 1만 5000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전체 직원 87%는 본사 사무실이 아니라 현장으로 출퇴근한다. BT는 스마트 워크 도입을 통해 매년 9억5000만 달러의 운영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지난 2007년 ‘e-Work@Home’을 도입, 2008년 10월 기준으로 5000명 이상 재택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본사 및 주요 자회사 23개를 포함한 사무직원 3만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크를 활용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해 업무집중도와 생산성 향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도 유연근무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모바일 오피스’를 실천하는 한국IBM. 이 회사는 영업직 직원은 물론, 컨설팅 부서 직원들도 ‘현장 출퇴근’이 원칙이다. 사무실을 들락날락하는 시간에 고객을 만나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직원들에게 책상을 하나씩 줄 필요도 없다. 한국IBM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사무실 공간을 절반 이상 줄여 연간 22억원을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의 변화’부터=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첨단 ICT 인프라를 보유했지만 스마트 워크 도입률은 전사업체 0.7%, 공공부문 2.4%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낮은 도입률에 대해 관리자의 부정적인 태도, 미비한 원격근무 문화, 원격근무자에 대한 생산성 우려, CEO의 인식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스마트 워크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 다만 기업이 스마트 워크를 도입 하려면 단순한 인프라구축 뿐만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와 새로운 평가시스템 구축 및 임직원들의 인식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환경은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 할 수 있다. 수백만 청년실업자는 물론이고 일지리만 있으면 일하겠다는 고학력 전업주부들도 스마트 워크를 통해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는 끝났다”는 필리스 모엔 미네소타대학 교수의 말처럼 우리사회에서도 ‘스마트 워커’들이 늘어날 것이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 워크가 활성화 되면 수도권의 경우 원격근무 시 하루 1시간 30분 정도 출퇴근 시간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사무직 근로자 860만명 동참시 연간 11만톤의 탄소배출량과 1조6000억원의 교통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2015년 우리나라에만 500만명에 이르는 스마트 워커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가올 스마트 사회는 다양한 계층이 일자리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