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울 뿐인 정부의 ‘상생’

입력 2010-1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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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A자동차사와의 납품 계약이 종료되는 해인데 신규 수주를 위해서는 납품단가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회사 측 주장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기업 B사와 구두로 납품 계약을 맺은 후 제품을 개발했더니 갑자기 B사 측에서 생산계획이 변경됐다며 거래를 취소하는 바람에 엄청난 비용만 날렸어요.”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겪는 대표적 불공정 사례들이다. 최근 정부가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운영 방안의 하나로 ‘대·중소 간 상생협력·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같은 사례들은 여전하다.

실제로 대기업과의 부당계약으로 막심한 손해을 입은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불공정 거래가 예전과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정부의 ‘대·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해 ‘요란하지만 시늉만 내고 있는 정책’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출범식에 참여한 대기업 대표들의 한결같이 우는 소리를 해 동반성장위원회의 운영 과정에서 왜곡과 파행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만을 강하게 항변했고 중소기업 대표자들은 거의 참석하지도 않았다.

또 지난 16일 이민화 기업호민관의 사퇴보도를 접하면서 정부의 기업 간 공정과 상생은 ‘허울 뿐인’ 상생 카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중소기업의 고충을 처리하려는 기관에 이런저런 정부의 간섭이 들어와 톡립성을 훼손당해 결국 이 호민관 사퇴로 이어진 것으로 밖에 볼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제시한 대안이지만 진행 초반부터 한계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 위주의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는 ‘상생’이 대표적인 전시행정의 사례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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