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절약하려고 했다가…"

입력 2010-12-28 17:18 수정 2010-12-2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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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결합상품' 불만 폭발

최근 가계 통신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해주는 결합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설치와 고장 수리 시 소비자들의 불편이 잇따라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남양주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27·여)씨는 광고를 보고 5년 동안 사용하던 타 통신회사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해지한 후 통신사를 이동하고 인터넷과 TV, 집전화를 한 번에 묶어 신청하면 한달 납부액이 절감되는 결합상품에 가입했다.

여기에 인터넷 전화까지 더하면 기본료를 없애주고 인터넷전화끼리 통화료가 무료라는 말에 인터넷 전화까지 모두 신청했지만 막상 설치를 하니 각 서비스마다 기사가 따로 와서 모두 설치하는 데 일주일 이상 소요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일 각 2명의 기사가 와서 TV와 인터넷을 설치한 뒤 5일 인터넷 전화를 설치했고 그로부터 5일 지난 10일 일반전화를 설치해 모든 서비스를 설치하는데 일주일 넘게 걸렸다는 얘기다.

해당 기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 전화를 설치할 때 신규로 가입하는 것은 바로 되지만 번호이동을 하는 경우면 경쟁사에서 승인해주고 전산에 입력해야 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한 번에 묶어서 할인해 주는 것이므로 당연히 한꺼번에 와서 설치해 주는 줄 알고만 있었는데 하나씩 설치해 주니 황당했다”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 월차를 내고 시간을 뺀 것인데 여러 번 스케줄을 잡으라고 하니 화가 나서 지금이라도 당장 설치한 것들을 떼어가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결합상품에 대한 불만은 수리할 때도 나타났다. 결합상품을 판매한 업체와 수리 업체가 서로 다른 경우가 있어 소비자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여러 번 전화를 돌려야 하거나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등 서비스 품질이 수준 이하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주부 최모(38·여)씨는 “집이 넓은 것도 아닌데 와이파이가 안 터져 전화를 했더니 와이파이 셋톱박스 위치만 조금 옮겨 놓고 갔다”면서 “통신비가 싸다는 이유로 고객 확보에만 급급하고 설명이나 애프터서비스는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에 따르면 통신 3사의 결합상품 가입자는 2008년 2월 233만명에서 2010년 4월 기준 831만 가구로 약 3.5배 늘어났다

이통사들이 경품 등을 지급하며 결합상품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는 광고만 보고 전화상으로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신규 가입을 위해서 기존에 이용 중인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추가로 가입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생기는 복잡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A업체 관계자는 “지형, 전파 수신 상태에 따라 시간이 약간 더 소요될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 소비자가 한 번에 와서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면 한 번에 설치 가능하다”면서 “번호 이동시 타사에서 승인해주는 절차가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 인력들이 나눠 따로 했던 부분을 이제 한 번에 묶어서 하게 되니 원스톱 서비스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아직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도기적인 단계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서비스팀 송선덕 차장은 “소비자의 불편이 있겠지만 구체적인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피해구제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든 사업자 입장에서든 한 번에 일 처리를 해주는 것이 효율적이고 합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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