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글로벌 M&A 규모가 이달 들어 벌써 830억달러(약 93조원)에 달해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7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10일 이틀 동안 발표된 M&A만 34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호조와 비용감축 등에 따라 현재 1조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헨리크 아슬락센 글로벌 M&A 부문 대표는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에 따라 올해 M&A에 더욱 적극적이고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M&A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미국 3대 전력업체 듀크에너지는 경쟁사인 프로그레스 에너지를 총 137억달러에 인수하고 부채 122억달러도 떠안기로 합의하면서 미국 최대 전력업체로 부상했다.
듀크에너지는 이번 인수로 프로그레스가 갖고 있는 플로리다주 전력 공급망도 확보해 고객수가 미국 6개 주에 총 71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종합화학업체 듀폰은 세계 최대 식품첨가제 업체인 덴마크 다니스코를 5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다니스코는 아이스크림과 빵 등에 들어가는 식품첨가제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 자일리톨 껌에 들어가는 자일리톨도 이 회사에서 공급한다.
미 나스닥 상장 소프트웨어업체 아이게이트는 영국 사모펀드 아팩스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 IT아웃소싱업체 파트니 컴퓨터 시스템즈를 12억2000만달러에 인수한다.
인수 후 아이게이트는 매출 기준 인도 8위 소프트웨어 수출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저성장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도 M&A를 부추기고 있다. 경쟁사와의 합병을 통해 추가 비용 절감 여지가 생기는 것.
듀크에너지는 프로그레스 인수 후 “이번 합병으로 점차 늘어나는 환경 관련 비용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발표했다.
다른 대형 M&A들도 현재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바이오업체 젠자임은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 아벤티스와 M&A 논의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인 브라질의 JBS는 미국의 대표적 식품 업체 사라 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