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시장을 뜨겁게 달굴 키워드인 ‘태블릿’이 세계 최대 가전쇼인 ‘2011 CES’를 정점으로 업계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내 이동통신회사들이 제품 출시 후 거둬들일 수익 확대를 생각하며 표정관리에 애쓰는 모습이다.
태블릿 제품이 스마트폰과 같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통신사와 계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KT, SK텔레콤, LG U+ 등 국내 이통 3사는 이번 CES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나선 것이다.
특히 태블릿 제품은 스마트폰이나 넷북 보다 무선데이터 사용량이 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통신사의 정액 요금제 가입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다양한 태블릿 라인업을 갖추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갤럭시탭, 아이패드 등 약 5종(갤럭시탭은 SKT, LG U+ 동일 기종으로 포함)이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상반기에만 10여종의 태블릿 제품이 쏟아질 전망이어서 국내 통신사도 제조사와 치열한 물밑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스마트폰이 글로벌 IT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했다면, 올해는 태블릿 제품이 업계의 주된 먹거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사의 경우 노키아를 제외하고 모토로라,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주요 브랜드에서 태블릿 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컴퓨터 업계에서도 지난해 델을 필두로 HP, 아수스 등이 CES를 통해 다양한 태블릿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국내 통신 3사 역시 일찌감치 올해 4~8종의 태블릿 출시 계획을 수립하고 수장들이 직접 CES를 참관하는 등 본격적인 제품 고르기에 나섰다.
특히 지금까지 통신업계 CEO가 직접 전시회를 참관한 경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태블릿은 통신사의 수익 창출에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LG U+ 이상철 부회장은 컨버전스사업단장 노세용 전무와 함께 CES 참관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올해 탈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TV와 함께 연내 출시할 태블릿 제품을 직접 체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5일에는 SK텔레콤 서진우 사장이 뉴비즈부문장 이주식 전무, 오픈플랫폼부문장 설원희 전무와 함께 미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20년간 SK텔레콤과 밀월 관계를 가졌던 모토로라의 태블릿 제품과 향후 런칭 할 단말기를 사전에 확인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통신시장이 단말기 라인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높아지면서 통신사 CEO가 IT산업 흐름을 직접 체험하기 위한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무선데이터 수익에서 가입자 확보와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려면 삼성전자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로 양분된 국내 태블릿 시장의 판도를 바꿀 주력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단말기에 국한됐던 통신시장이 콘텐츠에 눈을 뜨면서 기능보다 쉬운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번 통신사 CEO의 미국 방문 역시 향후 전개될 통신시장의 콘텐츠 경쟁의 흐름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