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수도권의 3억원 이하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전셋값으로 인해 경매을 통해 상대적으로 싼값에 내 집 마련을 하거나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17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감정가 3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평균 83.9%로 지난해 12월의 82.8%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 85.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의 3억원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4월(90.5%) 이후 최고치인 87.7%를 기록하며 전 달에 비해 0.06%포인트 올랐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4월(84.6%) 이후 가장 높은 83.8%로 작년 12월(82.2%)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아울러 수도권의 3억원 이하 아파트는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상승했다. 올해 1월 평균 낙찰률은 45.3%로 지난해 2월(47.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3억원 이하 소액 아파트 경매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데는 최근 전셋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연초부터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뛰자 경매를 통해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입찰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옥빛마을 전용면적 53㎡는 무려 46명이 경쟁해 감정가(1억8000만원)의 95%인 1억7000여만원에 낙찰됐고, 같은 날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 현대아파트 60㎡도 24명이 응찰해 감정가(1억8000만원)의 99%인 1억7777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한다.
지난 13일 입찰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동아 60㎡는 감정가(2억6000만원)보다 570만원 비싼 2억6570만원(낙찰가율 102%)에, 14일 나온 경기도 오산시 갈곶동 동부 60㎡는 감정가인 1억15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