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현지 사업을 접었던 국내 주요 포털 업체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모바일 분야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조 ‘싸이월드’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연내에 세계인이 서로 쉽게 일촌을 맺을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문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강세인 해외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싸이월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지 여부다. SNS 자체로는 마이스페이스의 모티브가 되는 등 ‘원조’를 자랑하지만, 이미 해외 시장은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한 상태다. 미국 시장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일본에서는 믹시 등이 확고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지난해 간담회 자리에서 “싸이월드는 전세계 최초의 SNS나 다름없는 데 왜 해외에서는 국내만큼 잘 안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NHN도 일본에서의 검색 사업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NHN은 지난 23일 계열회사인 네이버재팬의 유상증자에 참여, 이 회사 주식 4만1745주를 948억6553만원에 취득했다. 이는 네이버재팬의 자기자본(약 9834억원)의 9.65%에 해당하는 규모다.
NHN 관계자는 “네이버재팬의 계열회사인 네이버 재팬의 검색사업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NHN은 추가로 1000억원 수준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8월부터 일본에서 검색사업을 시작한 NHN은 라이브도어를 인수하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재팬은 현재 월 방문자수가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방문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국내 포털업체들의 해외시장 성적표는 현지화의 실패로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웠다. 국내 플랫폼을 그대로 해외로 가져가 사용자에게 강요를 한 측면이 강해 사용자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
NHN은 지난 2008년 대만 타이페이에 자본금 52만7000달러(약 5억원)로 NHN 대만을 설립했다. 하지만 성과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청산 절차를 밟았으며, 진출 2년 만인 지난해 대만에서 완전 철수했다.
한때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독일,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에 해외 법인을 둔 SK컴즈도 현재 베트남, 중국 법인만 남긴 채 모두 철수했다. 베트남, 중국 법인도 사업 성과 없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도입에 따른 영향으로 모바일 부문에서 해외시장 진출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한편 지난해 자회사인 미국 라이코스사를 매각하면서 해외 법인을 모두 청산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외진출 계획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최세훈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다음은 혼자 일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회가 있으면 누구와도 사업을 함께할 준비가 돼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잡혀있는 해외진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