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물가상승률이 2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 총무성이 28일 발표한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이로써 CPI는 2009년 3월 이후 22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하락폭은 서서히 축소할 전망이지만 8월 예정된 기준년도 개정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상승률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디플레 탈출은 요원하다는 평가다.
닛코코디알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올해 안에 CPI를 전년 대비 플러스로 전환시킬 방침”이라며 “근원 CPI가 전년 대비 상승할 때까지 일본은행은 완화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5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작년 10월 발표한 경제ㆍ물가 정세 전망(전망 보고서)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해 근원 CPI 상승률 전망치를 0.1%에서 0.3%로 상향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물가 안정 하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로 회복하는 것”이며 “그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작년 8월 한때 70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최근에는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올랐다.
또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설 한파 폭우 가뭄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농산물 가격도 폭등,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HSBC 증권의 시라이시 세이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년 전 시작된 고교 수업료 무상화에 의한 영향이 4월 이후 사라지기 때문에 근원 CPI는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면서도 “기준년도 개정과 작년 10월 담배세율 인상 효과가 후퇴하면서 여름부터는 다시 마이너스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무성은 오는 8월 CPI의 기준년도를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변경한다. 5년 전 개정 당시에는 0.4~0.6%포인트 하향 수정했다.
가계 소비구조의 변화를 보다 빨리 반영시키기 위해 매년 경신하고 있는 ‘라스파이레스식에 의한 소비자 물가지수’가 작년 11월 현재 근원 CPI를 0.4%포인트 밑돌고 있어, 이번에도 0.5%포인트대 하향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라스파이레스식은 ‘기준시점 고정가중법’이라 하며 기준년도에서 멀어질수록 현실 반영도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