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전 막올랐다.

입력 2011-01-28 10:46 수정 2011-01-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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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매각 주간사 선정 후 상반기 마무리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매물 중 하나인 대한통운의 매각전이 본격화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대한통운 채권금융사들로부터 대한통운 지분 매각에 대한 동의를 얻음에 따라 2월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간사 선정 후 3월 중 매각공고를 내거나 인수 대상자를 상대로 투자제안서(IM)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4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상반기 안에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47.9% 중 3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포스코, 롯데, CJ 등은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 했다. 또 삼성그룹과 현대그룹 등은 잠재적 인수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그룹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물류비 절감을 위해 물류계열사를 보유하는 것이 지상 과제”라며 “물류회사는 모든 사업분야와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인수 당시 주가 회복이 변수

대한통운 매각이 가시화함에 따라 매각 가격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주가는 17만1000원이었지만 지난 27일 종가는 11만5000원으로, 인수 당시 주가의 60% 선에 불과하다.

결국 대한통운 지분 47.9%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하더라도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려고 하는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대한통운의 주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 재무구조 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며 “인수전이 가열되고 대한통운의 실적이 개선돼야 만족할 만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통운은 올해 한국복합물류, 아시아나공항개발 등의 통합운영을 통해 매출 2조3500억원과 영업이익 1574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 매각으로 경영개선 가속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을 매각해 그룹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2조원이 넘는 알짜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아픔이 있지만 그룹 경영 정상화라는 거시적인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한 것도 그룹경영의 조기정상화라는 당면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대한통운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워크아웃 중인 다른 기업들의 경영정상화 작업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 지분매각을 통해 교환사채(EB) 만기 상환액을 갚고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등 다른 계열사 회생 작업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대한통운 매각이라는 고육지책이 그룹경영 조기정상화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승자의 저주’ 실현가능성 낮아

대형 M&A가 진행될 때마다 늘 ‘승자의 저주’ 문제가 언급되곤 한다. 가장 최근에도 현대건설 M&A 사례에서도 현대그룹이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하지만 대한통운 매각과정에서 이같은 ‘승자의 저주’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통운 인수후보로 꼽히는 포스코, 롯데, CJ, 삼성 등은 모두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 자체 보유자산 만으로도 대한통운 매각 예상 금액(2조원 내외)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올해 M&A를 포함한 신성장사업에만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그룹도 재계에서 가장 현금성 자산이 많은 곳으로 평가받는 그룹이다. 신동빈 부회장이 풍부한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를 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국내에서만 약 2조원을 쏟아부어 여섯 건의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켰다.

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자금도 있어 대한통운 인수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매출 150조원-영업이익 15조원’을 달성하는 등 현금동원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최근 현대건설 매각 사례처럼 잡음이 없는 M&A가 진행되려면 인수후보들의 재무건전성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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