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중장기 랠리 시작하나

입력 2011-02-08 09:57 수정 2011-02-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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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발 악재 진정·경제 회복·M&A 호재

글로벌 증시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의 잇단 인수·합병(M&A) 소식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7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69.40포인트(0.57%) 상승한 1만2161.55를, 나스닥 지수는 14.69포인트(0.53%) 오른 2783.99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8.17포인트(0.62%) 뛴 1319.04로 마감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2008년 6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나스닥지수는 3년여 만에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주말부터 이어진 M&A 소식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

인터넷 업체 AOL은 온라인 미디어 허핑턴포스트를 3억15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대너허는 임상진단시스템 메이커인 베크먼 컬터를 68억달러에 인수키로 했고, 유전개발 업체 엔스코는 경쟁사인 프라이드인터내셔널을 73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회사 웨스코 파이낸셜의 잔여 지분 19.9%를 추가로 사들여 완전 자회사화하기로 한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장난감 메이커인 하스브로와 호텔 체인 로우스의 실적 개선 소식도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70% 이상의 기업이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이는 4년래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요 기업이 2조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M&A 호재가 이어질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버크레스트 자산운용의 스탠리 나비 부회장은 “증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은 풍부한 현금을 배경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M&A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시사하는 만큼 증시에도 호재”라고 평가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5일째 강세를 나타냈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0.99% 상승한 288.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이자 작년 5월 기록한 저점 이후 24% 오른 수준이다.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1만600선에 접근하며 9개월만에 가장 높게 올랐다.

한편 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가 약세를 나타내며 장기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회복 신호가 강해지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후퇴하는 등 국채 매도·주식 매입 구도가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3.69%와 1.3%로 각각 9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고, 독일의 10년물 금리는 3.2%로 1년만에 고점을 찍었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6월 2차 양적완화를 예정대로 끝낼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여기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 이상 안전자산인 국채에 자금을 묶어둘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물가 상승 우려가 강해져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금까지 0.5%, 작년 8월말 이후로는 2.6%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MSCI월드지수는 2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M&A를 훈풍으로 글로벌증시의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펜캐피털매니지먼트의 에릭 그린 자금운용 매니저는 “기업들의 비용 감축 노력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매출 확대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해 M&A로 몸집을 불려 실적 개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M&A 규모는 작년 4분기에 6683억달러로 2008년 3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M&A만 2079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54%는 미국 기업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의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 M&A 절차를 간소화하고 1000억엔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M&A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M&A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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