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 들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8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75%에서 3%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5.81%에서 6.06%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전후해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통 춘제를 전후해 소비수요가 증가해 인플레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기 위한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
인민은행은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금리를 인상해 전문가 예상과 부합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6%로 전월의 5.1%에 비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이와캐피털마켓은 춘제와 더불어 폭설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으면서 중국의 지난달 CPI 상승률이 6%를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올해 전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전망도 중국 정부 목표인 4%를 넘었다.
도이체방크는 중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5%, UBS는 4.8%를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실시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상승세를 지속해 정부의 추가 긴축정책 집행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1990억달러 늘어난 2조8500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 은행권의 지난해 신규대출은 7조9500억위안으로 정부 목표인 7조5000억위안을 웃돌았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중국은 기준금리를 더욱 공격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여전히 10%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한 정부는 단기적 정책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에 동참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긴축 정책으로 성장세가 위축될 경우 전세계 경제도 동반 후퇴할 수 있기 때문.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올해 초부터 물가를 잡고 경기과열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 중국의 이날 금리 인상에 따라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달 13일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 2대 원유 수입국이며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으로 원자재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상품 가격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오전 7시 현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1.26% 하락한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등 금속 가격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긴축정책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긴축을 제 때 펼치지 못해 경기과열 억제에 실패하는 것이 세계경제에 더 큰 재앙이라고 긴축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