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즉각적인 퇴진 요구를 거부한데 대해 국제사회가 실망감을 표출하며 이집트의 신속한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신속하고 과감한 개혁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이집트 정부가 변화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지적했다.
애슈턴 대표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 거부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반응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면서 "이집트 당국에 질서있고 지속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집트 정부의 신속한 개혁을 촉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초보 단계인 이집트 민주주의가 정치적 형태를 갖춰 이란과 같은 신정 독재체제가 아닌 민주주의 체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다른 국제사회와는 달리 이집트 반정부 시위로 인한 급격한 변화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이집트가 갈 길을 찾아 헌법과 법률, 관습에 따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이집트 국민에 달린 일"이라며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바라크 장관은 다만 "이집트의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라면서 "지역 안정을 위한 행동을 방해하는 지나친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기보다는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이 국제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최악의 메시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