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얼마 전에는 국내 글로벌 휴대전화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국내 1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한국형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정보통신(IT)과 자동차가 융합하여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 두 기업의 제휴는 이종업종간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란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렇듯 이제 산업·기술간 국경이 허물어 지고 있으며, 해운업 또한 이런 시대의 흐름에 대세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지속되어온 대형 화주들의 해운업 진출 시도는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보이며 한정된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은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 4000만DWT(재화 중량 톤수)가 넘는 상선대를 확보해 세계 5대 해운 강국 지위에 올랐다. 적재 가능 총중량 기준으로도 그리스, 일본, 독일, 중국에 이은 5위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한국해운 비전 2020’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상선대 1억DWT까지 확대하여 해운수입 100조원 달성, 세계 3위 해운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앞에 장미 빛 미래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한국이 향후 세계 3대 해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과제들이 너무도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앞에 놓여진 현실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중국은 정부의 국화국운 정책과 선박 금융지원을 바탕으로 무서운 기세로 커나가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은 아직 우리가 넘보기에는 너무나 높은 산이다. 아울러 연초부터 해적 피랍 소식과 대형 국적선사의 법정관리 신청 그리고 지속적인 업황 악화에다 유가 상승까지 돌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해운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박금융 시스템 구축은 물론 미래 지향적 고부가 가치 신 산업의 창출이 요구된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선사들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조선·물류·해운 등을 접목한 융복합 산업을 발굴, 진출해야만 한다.
기존 해운 영역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인접 산업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 신 시장을 발굴하고 진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갈 영토를 모두 잃고 말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 해운업체들은 지나치게 수송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해운업의 기본은 고객의 물건을 안전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운송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 해운업체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계속 기업으로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선, 물류, 해운산업을 접목한 항만 및 터미널 운영 등 물류 인프라 사업과 자원개발 같은 연관 산업에 진출하여 미래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적극 투자해야 한다.
국내 해운업체들이 협력을 통해 산업간 서로 활발이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 선사만의 특성을 살린 산업간 융복합화를 통해 신 시장을 개척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멀지 않아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