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발 3차 오일쇼크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주요 3대 원유 가격이 일제히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원유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3일(현지시간)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68달러(2.8%) 급등한 배럴당 98.10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00.01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08년 10월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런던 ICE 상품거래소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5.2% 급등한 배럴당 111.25달러에 마감해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8년 8월 29일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이날 배럴당 104.33달러를 기록하며 사흘째 100달러를 웃돌았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원유 매장국으로 산유량은 하루 160만배럴에 달한다.
리비아 현지에 있는 다국적 에너지기업들은 원유 생산 중단과 함께 철수 행렬에 나서고 있다.
리비아 최대 외국계 석유업체인 이탈리아의 에니(ENI)를 포함해 스페인의 렙솔, 프랑스의 토탈 등은 리비아 일부 유전의 석유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독일 최대 석유회사인 빈터스할도 이날 “리비아 내 유전 8곳의 생산이 안전상 이유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에니는 리비아에서 하루 25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토탈은 하루 5만5000배럴, 렙솔은 3만4000배럴의 생산량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가 보안군에 송유관 등 주요 석유시설을 파괴할 것으로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보안군이 석유시설 파괴에 들어갔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마이클 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동 정정 불안은 지난 1990~91년의 걸프전 당시와 매우 비슷한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22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의 민주화 시위 열풍이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산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리비아 석유 생산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못 미치지만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하루 석유 생산량이 880만배럴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이날 반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400억리얄(약 11조원) 규모의 주택건설과 창업지원 등 복지향상 기금 조성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