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캡틴]시간만 나면 현장직원과 소통 경험전수

입력 2011-03-09 11:00 수정 2011-03-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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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해양조선 옥포조선소 생산부문장 조국희 전무

▲조국희 전무가 지난해 5월 천안암 인양 작업에 참여했던 해상크레인 ‘대우3600호’의 무사귀환를 축하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난히도 추위가 매서웠던 지난 1월12일, 대우조선해양의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 전세계 조선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옥포조선소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명명식이 진행됐다.

지난 2007년 12월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수주한 이 FPSO는 ‘파즈플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최종 설치될 앙골라 원유 필드의 명칭을 딴 것이다. 총 건조 금액만 2조6000억원에 달하며 길이 325m, 폭 61m, 높이 32m에 자체 무게만 12만t에 달한다. 금액 뿐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영하의 날씨에 바닷바람까지 가세해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이날 명명식을 남다른 감회로 지켜본 이가 있었다. 올해로 만 30년을 대우조선에 몸담아 온 정통 ‘조선맨’인 옥포조선소 생상부문장 조국희 전무다. 파즈플로 FPSO 건조를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조 전무는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로 기억하고 있다.

조 전무는 “건조 초기 미국 설계업체가 4개월을 지연하는 바람에 전 일정에 차질이 생겨, 조직과 시스템을 재정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인도 날짜를 맞출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들고, 우리 직원들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직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해진 날짜에 배를 만들지 못해 진수를 놓친적이 한 차례도 없다는 조 전무는 관리자와 엔지니어링이 배를 만든 게 아니라 조직과 시스템이 배를 완성시킨다고 강조한다.

조 전무가 말하는 조직과 시스템은 산업화시대의 상징인 분업이나 전문화를 뛰어 넘는 개념이다. 조 전무는 “사람과 기술이 배를 만든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과 시스템이 배를 안전하고 빠르게 건조시킨다”며 “이는 1개의 드라이도크에서 약 10주 간격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선박 4척을 뚝딱 건조해내는 프로덕트 믹스 시스템(product mix system)과 같은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매일 아침 6시30분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조 전무는 사내식당에서 임원들과 조찬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후 각종 회의와 선주들과의 미팅 등이 줄을 잇고 있지만, 그가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것이 있다. ‘현장방문’이다.

조 전무는 “틈틈히 시간을 내어 최소 하루에 2번은 현장을 방문한다”며 “무엇보다 현장지도가 우선시 되고 있지만, 현장 직원들과 최대한 가까이 지내려는 노력도 한 몫 한다”고 말한다. 그는 퇴근 후 일반 직원들과 격없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조 전무는 “일과가 끝나면 고생한 우리 직원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 하며 격려도 하고 직원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듣는다”며 “아무래도 술이 한잔 정도 들어가면 속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진짜 필요하고 받아들일 부분은 바로 받아들이곤 한다”고 말한다.

조 전무는 옥포조선소의 경우 다른 조선소와 달리 횡적 교류가 많고 수평적 조직문화가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강성노조의 메카로 불리던 대우조선이 20년 연속 무분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또한 수평적 소통문화가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조 전무는 “지난 1973년 조선소 기공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비가 있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온 특유의 기업문화를 통해 세계 최고 조선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매출 12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해 최근에는 노조로부터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대해 감사인사도 듣고 노조위원장이 해외영업까지 협조해 주는 관계까지 한발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30년간 조선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조 전무는 한척 한척의 선박이 인도 될 때마다 가장 가슴 뿌듯하기도 하고 ‘다음엔 더 잘 지어보자’는 각오를 다진다고 한다.

조 전무는 “현장에서 직원이 사고나 병으로 다치거나 아플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올해에는 사고로 아픈 직원없이 무재해로 매출 목표 12조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대우조선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자신감을 보였다. 조 전무는 “대우조선은 상선 뿐만 아니라 드릴십, 리그선 같은 해양플랜트기의 연속 건조가 가능하다”며 “오는 2013년쯤엔 FPSO를 비롯한 모든 개념의 오프쇼어 선박을 연속 건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전무는 부산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1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내업 1담당, 외업1담당, 신한기계 경영관리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7년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한 블록제조업체 신한기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으며, 지난해부터 옥포조선소 생산부문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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