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또다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악재와 한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팔자'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물ㆍ옵션 동시 만기일(쿼트리플위칭데이)인 전일 외국인은 외국인은 1조1776억원의 물량을 내다팔았다. 외국인이 현물에서 1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달 10일(1조997억원) 이후 처음이다. 선물까지 합하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전일까지 약 2만3000계약의 3월물을 롤오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9월과 12월에 6300계약, 1만계약을 롤오버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증가했다. 외국인의 매도 롤오버 규모 증가는 보유한 매도 포지션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윤선일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스프레드 매도를 통해 2만 2천여 계약의 매도 포지션을 6월물로 롤오버했다"며 "다량의 신규 매도차익거래가 설정됐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투기성 및 헤지성 매도 포지션의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일 금통위의 금리인상으로 긴축 불안감이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대신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지난 2003년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외국인은 순매도를 보여왔다"며 "국내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2월부터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점을 고려한다면 외국인은 당분간 '팔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턴어라운드가 이머징 마켓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외국인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2009~2010년 코스피 일평균 1600수준에서 54조원을 순매수했다"며 "경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선진국 주식시장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주식의 차익실현성 매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인 차익거래 청산 흐름이 일단락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은 "이번 만기를 통해 외국인 선물 매도포지션이 6월물로 상당부분 연장된 요인은 부정적이지만 지난 2월 만기에 최대 4만계약까지 매도포지션이 늘었던것을 고려하면 이후 매도포지션 축소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