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국내 원전의 지진 대비 안전 시스템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방사능 누출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국내 원전의 안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원전의 내진 설계는 일본에 비해 기준이 낮지만 강진 가능성이 낮은 한반도의 지질 특성을 감안하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국내 원전 영향 없다 =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달 28일 상업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을 비롯해 고리 4기, 월성 4기, 영광 6기, 울진 6기 등 모두 21기의 상업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원전 설비용량은 1만8716만kW로 국내 전체 발전 설비용량의 24.6%에 달한다.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규모 6.5의 지진과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 동북부에 발생한 강진이 8.8에서 9.0으로 최종 수정된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강진이 동일한 상황과 규모로 우리나라에 발생할 경우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강진 가능성이 낮은 한반도 지질특성과 원전 바로 밑에서 발생해도 냉각수 등의 유출이 전혀 없는 상태를 안전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강진 8∼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도 원전 자체에 균열이 생기는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본이 지반 가속도를 계속적으로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강진과 지진해일 등으로 인해 원전이 폭발, 일본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한 만큼 우리나라도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전을 운영하는 나라들은 자국의 지형적 조건에 맞게 설계를 하기 마련”이라면며 “용기나 구조물을 비롯해 핵연료 및 방사능 유출에 대비해 5중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 누출 국내 영향 아직 없어 =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이 심각한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0여명을 구성된 긴급 사고대책반과 방사선대책반·상황총괄반이 출근해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 이후 일본에 가장 가까운 울릉도의 방사선 준위는 139.0NSv(나노시버트)/h로 정상치를 보이고 있으며, 3일째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KIN측의 설명이다.
KINS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 한국에 영향을 끼칠 만큼의 대규모 방사성물질 유출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바람 또한 편서풍 영향으로 태평양 쪽으로 불고 있어 현재로서는 일부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국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KINS는 앞서 지난 12일부터 상황대응 및 환경감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 설치된 환경방사선 감시망 70곳의 감시주기를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해 실시간 측정되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일본 내 원자력 관련 비상 상황 등이 종료될 때까지 비상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