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시장은 올 들어 전 세계를 강타한 각종 악재에도 견제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시장은 지난 1월부터 불거진 중동의 정세불안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눈에 띠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를 훌쩍 뛰어 넘으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24% 급등했다.
이머징증시 벤치마크인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6%이상 뛰었고 JP모건의 이머징마켓채권지수(EMBI+)는 1% 이상 올랐다.
신흥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신흥시장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며 추가적인 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MSCI이머징마켓의 주가수익비율은 13.3으로 지난 2010년 중반의 15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들은 또 미국의 경제회복이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에 글로벌 자금은 당분간 신흥국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FT는 그러나 신흥국에 자금이 몰리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동반 상승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특히 연준이 오는 6월 예정대로 2차 양적완화를 중단할 경우 신흥국에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해 11월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이후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시장에 460억달러와 120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올 들어 연준의 금리인상과 2차 양적완화 조기종료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실제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150억달러가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순유출됐다. 채권시장의 경우 10억달러 순유출로 주식시장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알랭 보코브자 자산배분부문 대표는 "신흥시장의 가격은 완벽에 가깝다"면서도 "내부상황이 조금이라도 악화한다면 2차 양적완화의 종료와 더불어 즉각적인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또 유가 랠리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해지면서 브라질, 중국 등 각국 정부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4차례 금리를 올렸다.
세계 금융계는 올해 중국이 두 차례 정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런던 웨스터팩의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셔그는 금리인상이 경기과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보여준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6월에 6.56% 수준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