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적인 남성문화가 지배하던 공무원 사회에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다.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 여성 합격자가 증가하며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최근 5년간 사시 여성합격자 비율은 2006년 37.7%, 2007년 35%, 2008년 38.0%, 2009년 35.6%, 2010년 41.5%로 외시와 행시 보다 증가 속도가 늦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 역시 2005년 52.6%로 처음으로 50% 이상의 합격률을 나타낸 후 2007년과 2008년 60% 이상의 높은 합격비율을 기록했다. 2009년에 48.8%로 떨어져 잠시 주춤했지만 2010년 다시 65.7%로 껑충 뛰었다.
행시의 경우 1995년 10.4%로 여성합격률이 매우 낮았지만 2000년 25.1%에서 2005년 41.1%로 급격히 상승해 2006년 42.8%, 2007년 45.8%, 2009년 41.2%, 2010년 43.1%로 꾸준히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도 여성 합격률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여성 비율은 2006년 90.4%, 2007년 88.5%, 2008년 86.3%, 2009년 89.9%, 2010년 85.9%를 기록했다.
각종 고시에서 합격하는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고위직까지 진출해 나랏일을 책임지는 활약상도 낯설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0 한국의 성 인지 통계'에 따르면 2009년 5급 이상 관리직 여성공무원의 비율은 중앙정부가 10.5%, 지방자체단체는 8.1%로 2008년 보다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 증가했다.
관리직 여성공무원 비율은 중앙정부가 2001년 3.2%에서 10.5%로 증가했고 지자체는 2001년 5.3%에서 8.1%로 상승해 중앙정부가 지자체 보다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박은하 전 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이 개발협력국장에 내정되면서 외교부 본부내 여성국장은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현재 외교부 본부의 여성 과장은 모두 6명으로 외교부 사상 가장 많은 수치다.
또 행정안전부는 지난 4일 김혜순 감사담당관을 일반직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키며 총 3명의 여성 고위공무원을 배출했다.
한 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각종 고시에 합격한 여성들이 활동 영역을 넓혀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고위 공무원직까지 진출하는 시대”라면서 “여성의 부드러운 면을 가지면서 남성들의 거친 영역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