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중앙은행 “환율 하락 막아라” ‘비상’

입력 2011-04-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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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리스크 선호심리 고조...아시아 통화로 자금 대거 유입

-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亞중앙은행, 달러 매입으로 환시 개입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환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리스크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통화 수요가 급증하자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일제히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에만 5억달러(약 5404억원) 어치의 달러화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은의 개입으로 달러·엔 환율은 1082.00원까지 빠졌다가 1082.20원으로 진정됐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1997년 9월 이후 최고치인 3.0160링깃까지 급등했다가 중앙은행인 네가라은행이 달러 매입에 나서면서 3.0230링깃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아시아 주요국인 인플레 우려 속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네가라은행이 내달 5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링깃 자산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링깃화의 강세 배경이 될 전망이다.

태국 중앙은행 역시 20일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태국 중앙은행 또한 달러화 매입을 통한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위안화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호주 달러도 미 달러에 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최근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가 초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재정 악화를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리스크 선호심리가 고조되면서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된 것이다.

중국 위안화 가격은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달러 대비 4.4% 가량 올랐고, 같은 기간 원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각각 달러 대비 11%, 7.8%, 5.6% 뛰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19일 달러당 6.5346위안에서 20일에는 6.5294위안으로 뛰었다.

바클레이스캐퍼털의 웨이 호 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 선호 심리 고조와 계속되는 유가 급등세가 아시아 통화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견제하는 중앙은행이 더이상 통화 강세를 묵인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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