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화값 상승세에 제동건다

입력 2011-04-26 10:49 수정 2011-04-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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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우려, 美 양적완화 종료도 영향

국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목표치보다 낮게 나올 것으로 점쳐지면서 원화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됐다.

원화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당장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2조9000억원)이 7분기만에 최저점를 기록하는 등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더 이상 원화값 강세를 용인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70원 오른 1083.00원에 개장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일 1080원대에 들어선 이후 2년7개월만의 1070원대 하향 돌파는 번번히 무산됐다.

이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외환당국에서 원화값의 급격한 상승을 반기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원 1개월물은 외환당국의 개입 영향으로 상승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정부에서 선물환 규제 카드를 꺼내드는 등 환율 방어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환율 방어 의지를 보이는 데는 5%성장 목표를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1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한은의 전망은 전년 대비 4.1%다. 정부의 목표치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저점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추가 성장이 가능한 만큼 정부에서 기존 목표을 바꿀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최근 외환시장 개입은 아시아국가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지난 21일 달러화 대비 14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후 중앙은행이 달러 매입에 나서면서 하락했다. 물가 상승이란 공통분모 속에서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오는 6월 양적완화(중앙은행의 채권매입)를 종료할 것이란 전망도 원화값 강세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로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추가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는 만큼 달러 약세를 일부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오는 4분기에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세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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