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재부상하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하고 자국 통화를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 이후 금융시장의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와 독일 등은 슈피겔의 보도를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것은 사실상 국가부도를 의미해 사실상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화라는 방패를 벗을 경우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유럽연합(EU)의 일원으로 누렸던 각종 정치와 경제, 문화적 혜택 등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주요국 재무장관은 룩셈부르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회동을 갖고 그리스 문제를 논의해 재정위기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회동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가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구제금융 계획을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올해 220억유로, 내년에 330억유로(약 52조원)의 국채를 각각 상환해야 하나 최근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사상최고치인 26.27%까지 급등했다.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15.506%로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200bp(1bp=0.01%)로 벌어졌다.
장 클라우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계획 개편은 피할 수 없다”면서 “구제금융 규모를 늘리거나 상환일자를 연장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상환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11월 8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5.8%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아일랜드가 4억유로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일랜드도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가 10%를 넘어서는 등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