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80년대 사기꾼 이반 보스키의 사기극이 프라자호텔에서 꾸며졌지만 이번 갤리온의 사기극은 주로 스타벅스에서 계획됐다면서 시대가 바뀌면서 범죄 주무대도 달라지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이라 리 소킨 지능범 전문 변호사는 “프라자 오크룸은 시대착오”라며 “현재 정부기관이 주목해야 할 것은 스타벅스의 라떼”라고 지적한다.
갤리온의 내부자거래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스타벅스가 두 차례나 은밀한 만남의 장소로 활용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갤리온의 창업자인 라지 라자라트남이 2009년 10월 체포된 후 형제인 렌간 라자라트남은 맨해튼의 한 복판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회사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애덤 스미스와 만나 사건 은폐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뿐아니라 스타벅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전문 수사관이 갤리온 그룹의 내부자거래 수사에 협력하던 트레이더 고담 샨카르와 늘 만나던 곳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타벅스의 어떤 부분이 범죄를 꾸미기에 적합하다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매장의 시끄러운 분위기가 남들에게 눈치 채이지 않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예를들어 미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다 적발된 러시아인 안나 채프먼도 러시아 영사와 무선으로 통신할 경우에는 맨해튼의 스타벅스를 애용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창가 쪽에 앉아 밖의 미니밴에 타고 있는 영사와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일상적인 만남이나 사기극, 첩보극의 주무대로 쓰이는 것 외에도 마약 밀매의 장으로도 활용됐다. 작년 10월에는 미국 이민세관수사국(ICE)이 엑스터시 40만정을 팔려던 마약 밀매상을 잡기도 했다.
라지 라자라트남 갤리온 그룹 창업자는 내부자거래와 관련해 11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으로부터 1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최대 25년 징역형을 받게 되며 선고는 오는 7월29일로 예정됐다.